제목 달마 이야기 ③④ 막의와 의 상봉 날짜 2017.03.12 10:49
글쓴이 무법정사 조회 717

막의의 호통소리와 기세에 눌려 승려들은 일시에 잠잠해졌다.

막의는 보리달마 앞으로 나아가 공손하게 예의를 표했다.

“사형. 오래간만에 뵙겠습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대화상과 승려의 무리들은 눈은 휘둥그래졌다.

그러나 이것은 그들에게 또 하나의 빌미가 되기에 충분했다.

“본래 조사의 마음 속에는 부처가 들어있다고 했거늘

이제 보니 그대의 마음 속에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구료.”

대화상의 비아냥거리는 이 한마디에 승려들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업보로다! 업보로다!”

달마는 눈을 감고 합장했다.

막의는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목이 터져라 큰소리로 일갈했다.

“너희 중놈들은 할 수 없는 놈들이구나.

어찌 감히 삿된 생각으로 대조사를 모독할 수 있단 말이냐.”

막의는 승려들을 밀어젖히면서 달마의 소매를 끌었다.

“사형, 이들을 상대하지 마시고 그냥 가십시다.”

막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갑자기 강한 열풍이 발 밑에서 회돌이쳤다.

달마는 막의가 비장의 공법을 쓴 것을 알아차렸다.

일찍이 발타대사 문하에서 막의와 함께 배운 비법의 하나가 ‘천강(天 ) 공법’

인데 바로 그 비법을 지금 막의가 쓰고 있는 것이다.

달마는 막의와 보조를 맞추며 말했다.

“알았소. 그렇게 하리다.”

달마와 막의는 마치 바람이 날리듯 훌쩍 정사의 담장을 넘어 자취를 감췄다.

“와! 대단한 공력이다.”

 많은 승려들은 탄성을 지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실, 천축의 불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보리달마가 선학(禪學)에 통달했을

뿐만 아니라 선공(禪功) 역시 대단하다고 소문이 나 있던 터였다.

그 소문을 바로 눈 앞에서 확인했으니 모두들 눈이 휘둥그래질 수밖에 없었다.

보리달마를 지지하던 승려뿐 아니라 반대하던 무리들도 이구동성으로 소리지르며 감탄해 마지않았다.

막의가 보리달마를 돕기 위해 쓴 천강 공법은 북두칠성의 기운을 받는 최상승(最上乘)의 선법에 속한다.

북두칠성의 기운을 아랫배 단전에 모아 단련을 쌓으면 최강의 경지에 이른다.

이 공법을 쓰면 무력을 이용한 어떤 공격도 물리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공법은 이른바 경공(輕功) 즉 몸을 가볍게 날리는 공법의 극치를 이룬다.

정사를 빠져 나온 달마와 막의는 한달음에 영취산을 벗어났다.

그제야 보리달마는 발을 멈추고 막의에게 합장하며 예를 갖추었다.

“사매. 도와 줘서 고맙소.”

막의도 옷매무새를 바로 하며 답례했다.

“별 말씀을 다 하시네요.

한데 아까 듣자하니 사형께서 동쪽 땅 진단으 로 가신다고 하던데,

그게 정말인지요?”

“그렇소.”

달마는 굳은 의지를 나타내듯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막의는 납득할 수가 없었다.

“천축 땅이 이렇게 넓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갈구하는 사람도

수없이 많은데 이 곳을 떠나신다니 알 수 없는 일이군요.

설마 사형께서 선법을 베풀 곳이 이 땅엔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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