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달마 이야기 ②③ 도견왕의 사과 날짜 2017.02.17 11:16
글쓴이 무법정사 조회 561

바라제가 대답했다.

“견성(見性)을 하면 곧 부처입니다.”

도견왕이 재차 질문을 던졌다.

“대화상께서는 견성을 하셨소?”

“우승(愚僧)은 이미 불성(佛性)을 보았습니다.”

“대화상이 견성했다면 도대체 그 본성(本性)은 어디에 있는 것이요?”

“본성은 작용 가운데 있습니다.”

“그게 무슨 작용이길래 나에게는 보이지 않는거요?”

바라제는 어깨를 들썩이며 크게 웃었다.

“저의 불성은 제 몸 안의 작용입니다. 대왕께서 어찌 보실 수 있겠습니까?”

도견왕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 말도 일리(一理)가 있는 듯싶었다.

몸 안에서 작용한다면 밖에서 볼 수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

만약 내 몸 안에도 불성이 있다면 그것을 스스로 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도견왕은 노기띤 얼굴을 누그러뜨리며 부드럽게 물었다.

“대화상께 묻겠소. 나에게도 불성이 작용하고 있소?”

바라제는 도견왕의 마음이 바뀌고 있음을 반기면서 얼른 대답했다.

“대왕께서 불성을 아신다면 불성의 작용을 절로 아시게 됩니다.

  대왕께서 불성을 아시지 못하시면 불성이 작용하는 것을 보시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처를 알게 되면 작용이 어떻게 나타난다는 것이오?”

바라제가 정중하게 대답했다.

“만약 출현한다면 여덟 가지로 나타나게 됩니다.”

“여덟 가지라구요? 대화상께서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겠소?”

바라제는 합장한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도견왕을 위하여 게송을 읊기 시작했다.

“태(胎)에서는 몸이 되고(在胎爲身) 세상에 나오면 사람이 되는구나(處世爲人)

눈으로는 보게 되고(在眼曰見) 귀로는 듣게 되며(在耳曰聞)

코에서는 향내를 판별하고(在鼻辦香) 입에서는 담론이 나오는구나(在口談論)

손으로는 잡고(在手執捉) 발로는 움직이니(在足運奔) 널리 드러나면 온 우주에 다 갖추어져 있고(偏現俱該沙界)

  거두어 들이면 아주 작은 티끌 안에도 담아둘 수 있느니(收攝在一微塵)

아는 사람은 이것이 불성인 줄 알고(植字知是佛性) 모르는 사람은 이것을 정혼이라고 부르는구나(不識喚作精魂).”

게송을 들은 도견왕은 문득 깨달은 바가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책상을 치며 감탄했다.

“옳고도 옳은 말씀이십니다! 무슨 뜻인지 분명히 알았습니다!

내가 근본을 잊고 불교를 문죄한 것을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도견왕은 합장의 자세로 몸을 굽히면서 바라제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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