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법회기초상식 - 합장 : 차별을 떠난 마음의 표현 날짜 2014.02.10 11:23
글쓴이 무법정사 조회 1699

선.악 구분 벗으라는 절대평등 가르침

깨달음 향해 함께 나가자는 의미 표현

 

사찰을 찾아 법회를 볼 때 삼귀의례에서 사홍서원까지 여러 의식이 진행된다.

각각 의식에는 불교적 가르침이 담겨져 있다.

본 연재는 의식에 담긴 의미를 알고, 보다 바른 신행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연재한다.

 

 

사찰에 가면 합장을 한다.

스님들께, 불자 간에 인사를 할때도, 예불을 올릴때도 합장인사를 한다.

합장은 인도의 인사법에서 유래했는데,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학자들은 “부처와 내가 일심으로 하나가 되겠다는 뜻,

“상대를 향해 마음을 열고 대하겠다는 겸손한 마음”으로도 의미를 설명한다.

 

 

서양식 악수는 한손으로 한다.

다른 한손은 자유롭다.

서양의 다양한 문화는 이동문화에서 시작됐다.

목초지를 찾아 이동하면서 경쟁의 삶을 살아야 했다.

새롭게 만나는 환경과 상대에 대한 대비를 항상 갖추고 있어야 하는

문화의 결과 중 하나가 악수 문화가 아닐까 한다.

즉, 혹시 상대와 문제가 발생할 때 비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손을 남겨두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무사계급의 오랜 지배를 받았던 일본에서는

실내에 들어갈 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항상 신발을

바깥쪽을 향하도록 놓는다.

반면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는 합장인사는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일체 없고, 존경심만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합장은 부처님의 사상을 담은 인사법이다.

그 자체가 교리다.

인도에서 합장은 혁명에 가까운 인사법이다.

인도에서는 오른손을 식사를 하는데 사용하고,

왼손은 대변 후 뒤처리를 하는데 주로 사용한다.

즉 신성하고 깨끗한 오른손과 더러운 왼손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합장 인사다.

다른 사람과 왼손으로 악수하는 것 조차 결례로 여기는

인도에서 두 손을 합치는 합장인사는

더러움과 깨끗함의 구분을 떠나라는 가르침인 것이다.

 

 

왕자라는 신분을 벗어던지고 고행에 나선

싯달타 태자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 깨달음의 내용은 모든 존재는 평등하다는 것,

모든 것은 마음의 작용에 의한 결과라는 내용이었다.

부처님께서는 몸소 이를 실천했다.

매일 같이 제자들을 이끌고 몸소 탁발을 하고,

대중과 똑같이 생활하셨다.

한번 생각해 보자.

수천명의 병사를 거느린 사령관이 매일 병사들과 똑같은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밥과 반찬을 식판에 담아 밥을 먹고

설것이를 자연스럽게 마친다고 하자.

그것도 매일같이 그런다면 이는 화제성 기사로 단번에 올라올 것이다.

아상을 버리고 말한 바대로 ‘평등’을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큰 감동을 받게 된다.

 

 

당시 인도는

엄격한 사성제 계급으로 인해 신분이 구분돼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이를 혁파하고자 했다.

똥지게꾼 니이다이가 부처님 일행을 보고 급히 피하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그만 똥물이 부처님에 튀게 됐다.

니이다이도 똥을 뒤집어 썼다.

그러자 부처님은 니이다이의 손을 잡고

냇가에 가서 몸을 씻으면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고 가르치셨다

 

.

합장에는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겨져 있다.

더럽다, 깨끗하다는 관념,

선과 악으로 행위를 구분짓는

관념을 벗어나라는 ‘행위의 가르침’인 것이다.

그 가르침은 절대적 평등으로 귀결된다.

이런 측면으로 볼 때

절에서 합장인사를 나누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수행하며,

깨달음을 향해 함께 나가자는 의미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두 손을 마음에 모으고 상대에게 인사를 나누자.

 ‘당신은 나와 같은 존귀한 사람입니다’라는 마음으로.

 

 

[불교신문2927호/2013년7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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